[스크랩] 아들 군대를 보내고
아들이 군대를 가는 날
아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가는 날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이것저것 챙기고
온식구가 부지런히 집결장소로 출발
차에 달린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달리다 보니
내가 훤히 아는 길인데도 연신 다른곳을 안내한다.
고속도로를 잘못 들어섰나?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확인을 해보려니
곁에 달리는 차량의 속도가 너무 무서워 세워놓고 지체할 엄두가 안나네
처음에는 내 고집대로 달리다가
집결시간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는 늦으면 낭패다 싶어
안내를 해주는데로 맡기고 차 방향을 돌렸더니
서울 시내 한복판을 질러서 가는 지름길을 안내해준다.
지도상으로 보면이야 제일 가까운 길
하지만 차가 막히는것은 감안이 안되는 네비게이션 머리
외곽 순환도로 잘 타다가
로선이 잘못되었다며 하도 안내가 나오는 통에
그대로 맡기니 점점 서울시내로 향하고
한참을 지나서 무엇이 잘못되었구나 느꼈지만 이미 때는 늦었네
자칫 우왕좌왕 하다가는 제시간에 도착을 못할 판
모로가도 서울만가면 된다라 안했나?
이제는 도리없이 기계만을 믿기로 하고 복잡한 서울시내에 들어서는데
다행히 외곽 하천 도로를 달리도록 친절히 안내해준다.
러시아워 시간도 아니고
평소 밀리는 도로도 아닌 듯
곳곳이 고비는 있었지만 별 어려움 없이 서울 시내를 통과
목적지인 의정부에 무사히 도착
시계를 보니 아직 한시간여 남았네
국밥집 아주머니의 호객행위에 이끌려
가족 모두가 들어가 불고기를 시키니 아들이 말린다.
그리 어려운것 시키지 말고
간단히 갈비탕 한그릇 하는게 좋겠다라며
집에서 잘먹고 왔음 됬지 별도로 부담스런 음식은 시키지 말자하네
그도 그렇지만 아버지된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조금 비싼것이 어떠냐고 재차 물어보나
시원한 국물도 있고 가격도 싼 갈비탕이 좋다기에
내심 그래도 생각이 깊은 자식 마음에 자그마한 감동이 스친다.
한그릇 뚝딱하고는
연병장으로 향하니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있고
연신 안내방송이 나온다.
신병들의 자세 및 가족들의 환송방법을 알리는 이야기 같긴 한데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만 심란
곁에있는 분에게 부탁하여
가족사진 한컷 촬영하고
입대장병 모이라는 방송안내에 잘 다녀오겠노라며 인사를 건네는 아들
손을 잡고 건강히 보내라며 단단히 일러 보내고는
먼발치로 물끄럼히 쳐다본다.
집에서는 철없는 아들 늘상 구박하기 일쑤였는데
오늘보니 제법 속도 차있고 늠름함이 대견스럽기만 하네
장병들이 운동장 한가운데 서고
부모형제 애인 등등 환송을 하려 온사람들은 밖에서 빙 둘러쌓인 형상
안에 서서 입대를 기다리는 장병에 비해 적게 잡아도 다섯배는 되는 듯 싶다.
다들 귀한자식 부모들은 기본이고
사랑스런 애인
늘 함께 지내던 친구 모두가 모인 자리리라
간단한 의식과 함께
환영사가 끝나고 "어머님 아버님 사랑합니다"를 끝으로
막사로 들어가느데 가족들 마지막 환송을 하란다.
먼발치 뒤에 서있다 달려나가려니
발은 천근이고 멈칫멈칫 잘 안떨어지네
듣는지 마는지 잘 다녀오라고 외치며 몇발짝 달리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뽀오얀 시야
더이상 쫓아가봐야 찾을 길도 없는터라
잘 다녀오라는 마음의 환송을 수없이 뇌이고는
터벅터벅 운동장을 나섰다.
인생사 사는 길
잠시 헤어짐인데도 이별은 이렇게 슬프구나!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이리도 모질고 애틋한 것
자식을 두고 오늘길
고속도로 달리며
뿌우연 하늘 만큼이나 마음이 가라앉고
비까지 주룩주룩 내려 심란하게 한다.
튼튼하게 키워
대한민국 국방의 의무를 다하게 할 수 있도록 보냈다는 뿌듯함
나름대로의 마음의 위안과 씩씩한 아들 모습 차창에 그리며 마음을 추스리고 집에 도착
마음으로의 편지를 보낸다.
대한민국 자랑스런 군인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성숙한 아들 모습 생각만해도 장하고 대견하고 고맙다.
훈련생활 잘 마치고
휴가 나올때는 네모습도 많이 달라져있을 것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인생의 한 테마 아니겠니?
훌륭한 역사를 쓰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지자
내아들 화이팅~~~
돌아 오면서 꼼꼼히 네비게이션 사용법을 살펴보니
안내 경로를 일반도로 우선에 설정해놓고 달렸네
그러니 줄곳 일반도로 지름길만을 안내 할 수밖에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내자신 오늘도 좀 밉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