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발렌타인데이
바람이 유난히 세게 부는날
사무실에 앉은 나를 만나자며
틈 비집고 들어오려 애쓰는 바람님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느라 애쓰는 창문님
둘이서로 들어갑네 안되네하며 실랑이를 벌이는데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보니 마찰이 생기고
그 마찰이 심하다보니 소리가 난다.
덜커덩 덜커덩
유리님은 바람한점 못들어오게 막았다라고
자부하며 나에게 이상없음 보고했지만
어느새 틈을 비집고 들어온 바람님
반갑다며 안에 있는 나에게 볼 비비고
물리치고 들어왔음을 뽐내며 아양을 떤다.
지는 내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모르고 있는데로 까불어
이제는 제세상이다 싶었는지 연신 친구까지 불러 모으네
더이상 시끄러워 안되겠다 싶어
동정도 살필겸 밖으로 나오니
장애물 없이 안하무인으로 누비는 바람
몸 가누기도 어려울 정도의 힘자랑을 하며 달려든다.
앞에선 느티나무
타고난 식솔들 많이 거느린 탓
견디기에 자못 힘에 겨운 듯
가지 하나라도 잃을새라 집안 단속에 여념없고.
둥글게 파이프로 터널을 만들어
바람막고 따스한 했볕만 모으기 위한 하우스
몰아치는 바람과 가히 전쟁을 치루는 중
이리저리 시달리다
옷깃이 다 헤져 펄럭펄럭
저러다가 잘못하면 통째로 날아 갈 수도 있겠다
다행히 주인과 이웃들이 나와
가까스로 사태를 수습
온통 바람과의 전쟁을 치룬다
어수선한 마음 추스리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오니
신입 여직원 자그마한 손에 쥐었던 초콜렛 전해주며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란다.
가만 어제 방송에서
내일이 초콜렛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라는것을 들은것도 같은데
내가 준비한것이 없어 답장을 못해 어쩌냐며 미안해 했더니
남자가 여자에게 전해주는 날은 별도로 정해져 있다나?
휴~~~~ 정말 다행이다.
바람부는 날
작은 초콜렛 하나가
심란하던 마음 모두 재우고
따스한 정으로 가득 남는 하루를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찬바람 불지만
마음많은 따스한 정 깊은 공간
발렌타인데이.............
정말 아름다운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