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라이프 2008. 5. 28. 00:03

 

봄인가 했더니

훌쩍넘은 여름문턱

 

진달래까지만해도 정겨이 맞았는데

철쭉 꽃 먼발치 손만 흔들어 보내고

 

초록색 파릇한 보리밭

잔잔히 오르는 모습 좋더니

수염길게 내밀고 제법 어른 행세하며 대든다.

 

개울가 버들치 힘차게 솟고

산기슭 꿩내외 보금자리 금술자랑 여념없네

 

할미꽃 고운 모습 다 어디가고

하아얀 백발되어 떠나는 고?

 

길가는 나그네

궁시렁 궁시렁

 

봄인가 했더니 여름

세상살이 어찌이리 힘드냐며

애꿎은 떡갈나무에 대고

한바탕 대들양 부라린다.

 

세월도

정도

사랑도

나그네도 모두가고

시냇물 조차 종종걸음

 

아쉬운 봄

저만치 간다

 

가물가물

내인생 덩달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