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공간/5일장기행

충남 신탄진 장날

가든라이프 2016. 5. 8. 20:53

대전광역시 신탄진 장날(3.8일장)

대전광역시의 동북쪽에 위치한 신탄진은 예로부터 연초제조창과 철도 기지창으로 유명한 곳이며 고속도로와 경부선 철도가 지나고 편리한 교통 인프라를 등에 업고 한국타이어 공장을 비롯한 대덕 산업단지가 위치하여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과 산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장이며 한편으로 도시를 지나는 금강과 대청호는 오늘도 우리네 사람살이를 굽어보며 유유히 비단길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큰 물길이 지나니 각종 민물 생선이 풍성하고 지세가 평탄하여 각종 특산물이 사시사철 앞 다투어 시장으로 나오는 곳 이며 특히 대청댐을 안고 있어 청청 유기농 야채를 많이 생산하는 근교 농업의 메카로 도시민의 싱싱한 로컬푸드를 생산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탄진의 장날은 3.8일 장으로 역 광장에서부터 시작하여 철길을 관통하는 통로, 그리고 그 뒤편을 잇는 골목길 전체를 아우르는 곳으로 규모에서나 특산물에서나 전국 어디에다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장터라 표현하고 싶다.

먼저 역에서 내리면 4차선 대로변 옆에 잡곡을 파는 아저씨가 제일먼저 반겨준다.

이고장 뿐만이 아닌 전국의 곡물을 갖춰놓고 손님을 대하고 있었는데 이 주인은 도무지 파는데 관심이 없다. 기자가 사진을 담아도 지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도 무덤덤 그 자체 이유를 살짝 물어보니 척 보면 누가 사가지고 갈 사람인지 아닌지 다 구분이 간다라며 너털웃음을 웃는다.

그러네? 종일 서서 있는 것도 힘든데 사가지도 않을 사람들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는것 자체가 시간과 노력 낭비라는 구수한 재담의 아저씨를 뒤로하고 신탄진 장의 첫 발길을 옮긴다.

길모퉁이 옆 미꾸라지를 파는 아주머니를 만나고 멀리 논산에서 오셨단다.

전에는 자연산이 많이 생산되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인공으로 키운 미꾸라지 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국산임을 유독 강조하신다. 길몫이 좋아서인지 다른 이들은 이제 장사 시작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주머님은 벌써 거의 다 팔고 한두 손님만 맞으면 집으로 향하는 행복한 기쁨을 맛보고 계셨다.

항시 그 자리에서 질 좋고 싱싱한 미꾸라지를 가지고와 단골에게 판매를 하기 때문에 굳이 늦게까지 기다리면서 팔 이유가 없다는 말씀, 이윽고 철도 밑 길고 긴 박스 터널 양켠에 자리를 펴고 계신 할머님들을 대할 수 있었다.

장날마다 사진기를 가지고와 담아가는데 어디에다 쓰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퉁명스런 핀잔을 앞세우던 할머니는 의외로 담담히 포즈를 취해 주신다.

철도 밑 터널이기에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다양하고 싱싱한 채소들을 대할 수 있었으며 무엇이 그리도 즐거우신지 연신 웃어가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 또한 정겹다.

이어 터넣을 빠져 나오니 골목길 전체가 장터로 변한다. 정말 없는게 없을 정도로 풍성함을 자랑하는 장터 한켠에 오랜만에 만난 지우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들이키는 막걸리 한잔, 세상에 이보다 더 맛난 음식이 있을까? 정다운 대화를 뒤로하고 또다시 길을 나서니 이번엔 대로변에서 쑥 뜸질을 하는 기이한 모습이 펼쳐진다.

잡화를 판매하는 상인이 어제 모처럼 집사람과 운우의 정을 나누었는데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무리?를 한 탓으로 영 옆구리가 편치 않다며 웃통을 벗어 제치고 다짜고짜 들이댄다..

세상 살아가는 맛 바로 이것 아닌가?

때론 좀 부족한 듯 때론 흥겨움을 이웃과 함께하며 시름도 덜고 기쁨도 나누는 공간 이 장터만이 주는 또 하나의 매력에 푹 빠져본다.

전국의 테마 여행을 다니시는 우리 디팍 진사님들 이곳 신탄진에 오셔서 로하스길 아름다움과 함께 대청호 곳곳의 비경을 담아내고, 낮 동안 무료할 때 신탄진 장터에 들러 순댓국과 시원한 막걸리 한잔 들이키시면서 오밀조밀 할머니 가게들과 풍성한 인심을 담아보시면 멋지고 아름다운 여행으로 추억에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