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넝쿨
요즈음의 내생활
호박 크는 재미에 산다.
도시의 한모퉁이
호박 농장 큰것 하나 송두리채 갖는
행운을
가졌다.
그것도 장장 140구덩이 모두
등기 낸 내재산이어서
정말이지 좋다.
아니 부자가 된
느낌이다.
재벌이 나만 할까?
자그마한 놈 심어서
여리여리 살아붙을 가망이 없어
노심초사 마음 졸인지가
엊그젠데
요즈음은 제법 거무스름한
수염을 길쭉하게 내밀고는
울타리 그믈망 타고 힘차게 오르는 모습이
장하기
그지없네?
근데..........
사람 욕심이라는게 한이없어서
이웃의 호박이 무지 커보이는거라
다른사람의
호박넝쿨은
벌써 10여미터 이상을 뻗어나가고
한두개 노오란 꽃도 보이네?
너무 여려서 살아붙을까?
아님
실패보는것은 아닐까?
노파심은 이미 멀리 갔고
옆집 호박넝쿨 자라는것을보니
조바심을 내다 못해
배가 아프다
아퍼~~~~~~~~
에이~~~~~~
남보다 먹을것을 못먹였나
정성을 남보다 안쏟았나?
내호박(박도있고
수세미도 있다)은
왜 꼴이 이모양인감!
잘큰다라고 생각한것은 잠시
옆집호박 보며 가슴앓이를 한다.
몇밤자면
저만큼 커질라나
아님 저호박 좀 기다렸다
내호박과 같이가면 안될까?
초조함과 시새움이 결합하여
구덩이에 퇴비를
듬뿍 넣는다.
이것먹고 무럭무럭 자라다오!
먹을것 걱정말고
아니 입을것도 걱정하지 말고
적어도 옆집
호박 아이들보다
큼직하고 튼튼하게 자라서
풍성하게 열매를 맺도록 하려므나
욕심이 도를 더하여
비료도 넣고 퇴비도
하고
그리고 정성도 함께 투자하고.........
하여튼
호박농사 잘지어서
부자가 되고싶다.
아니 꼭
부자가 될 것이다.
적어도 옆집 호박보다는
농사가 잘될 것으로 믿는다.
오로지 너만 믿는 이마음을
아느냐
모르느냐?
딴생각 하지말고
게으름 피지말고
열심히 무럭 무럭 자라그래이~~~~~
근데 이눔은
도데체
주인 맴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라가라고 쒸워놓은 망으로는 안오르고
엉뚱한 차길을 향해 마냥
내달린다.
정말 부지런히 올라가도 못할텐데
허구한날 딴전을 피우고 있으니
으이그
속이 부글부글 탄다 타
근데?
조바심내고 보챈다라고 해서
호박이 두배 세배 자라는 것일까?
호박 몇포기 심어놓고는
되지
못한 욕심으로 가득 채워지는
내자신을 돌아보며
혀를 찬다.
아니 초라한 내모습 보며
쓴 웃음
짖는다.
이웃집 호박보다
조금더 늦게 자란다고 해서
뭐 그리 탈날것 있남?
호박 돈 해서
갑부될 것도
아닌데
욕심으로 가득찬
내모습이 정말 초라하다.
아니 조금은 창피하다.
그래도 열심히 자라다오
오늘도
주인은 너만 믿는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05. 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