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생각의걸음마
소주한잔
가든라이프
2006. 2. 16. 21:15
늦겨울 꽃샘추위는
마음을 심란하게한다.
한동안 봄인가 했더니
자취없이 쌀쌀하고 매서움이 예사 아니네?
먼산의 봄님은
오시다 말고 주춤 주춤
고개마루에서 잠시 쉬고 계시온지
아님 길을 잘못들어 오던길 되돌아가고 계시나?
아침에 일기예보 듣고는
제법 튼튼한 코트를 입고 나섰고.
출근해보니
바람한점없이 포근한 날과
비개인뒤의 옅은 안개가 어우러져
훈훈한 입김이 무럭무럭
봄님 오신줄도 모르고
두꺼운 코트에 칙칙한 모습
보이는것 같아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퇴근후 원로 선배님과 소주한잔
제일 막내인 나는 눈치를 보아가며
30여명이 넘는분들 상대하다보니
젊다한들 술기운에 머리가 핑 돌고.
거추장스런 코트 걸치고 밖으로 나오니
정말이지 오늘 기특한일 하나 해냈다.
총명하기 그지없고
건망증 봄비에 씻은듯이 사라진
내자신이 자랑스럽네.
서울가서 떨던일
오늘 다 복구하고도 남음이 있다.
소주 기운에 힘입어 풍요로운 마음
따스한 코트 의지하며
늘상 보아온 익숙한 길을 걷는다.
그렇다!
내친김 찬바람과 동무하며
한없이 걷자.
그길 걸으며
나무님네 돌님네
반가운 인사하고
물보다 진한 지우 만남 더욱좋고
겨울 끝까지 가고싶다.
아마도
머지않은곳에 종점 있겠지.......
따스함과 인자함을 담뿍 머금은
그곳은 잠시뒤에 만나리라
꽃향기 나비친구
준비하고 있는 모습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