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행
= 덕유산행 =
어젯밤 늦게 잠자리에 든 탓일까?
아침에 8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부리나케 무주구천동으로 향했다.
내가 사는곳과 지근거리
겨우내핀 눈꽃이 그리 아름답다고
인터넷에 도배를 하는데도
좀체 덕유산과 마주할 기회가 없어 벼르던 중
친구와 일주일부터 약속을 했지만
모친이 갑자기 편찮으시다기에
산행계획을 취소했다가
다행히 병원을 다녀오신뒤로 증세가 좋아지셔서 괜찮으시다는
동생과 모친의 전화를 번갈아 받고는
덕유산행을 나설 수 있었다.
한시간 정도 달리니
구천동의 넓은 마당과 웅장한 산세 눈앞에 펼쳐지고
봄이왔음인지
구천동 계곡물 힘찬 화음을 내뿜고
사람들은 봄맞이 산행으로 북적북적
아침에 살포시 내린비 때문일까?
집에서는 그래도 제법 기온이 높았는데
구천동 마당에 서니
바람의 차기가
한겨울 쌀쌀함 뺨칠정도
얇은옷에 가벼이 준비했는데
걱정이 앞선다.
등산화와 등산복 챙겨입고는
정상으로 향하는데.......
구천동은 정작 산에 오르는 시간보다
산밑에까지 가는시간이 더많이 걸림을
이곳 다녀가신분들은 다 아는 사실
구비구비 계곡길
도랑의 얼음 물길과 함께 걷는 기분 정말이지 너무좋다.
이윽고 백련사의 웅장한 자태가 눈앞에 나타나고
하늘을 찌를듯한 전나무 반가이 맞아주네.
절입구에서는 연세가 지긋하신 배나무할아버지
굽은허리 더굽혀 정중히 인사 건네고
정갈하면서도 품위있고 웅장한 모습의 백련사
빼어난 자태 아름다운 고찰!
경내 한바퀴 휘돌아 본격적인 등산로 돌입
나뭇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랐을까?
이곳부터는 한겨울 눈과 빙판이 교차하는 길
아이젠을 찰까하다 그대로 오름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
한발 한발 내딛는데 정말 이것이 살얼음판 인가보다.
이어 주목군락이 나타나고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 했던가?
수백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붉은색의 아름다운 자태에
나도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배낭을 내려놓고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장갑 한쪽이 바람나서 달아나 버리고
눈밭 경사진곳에 장갑을 놓고는
사진찍는데만 정신이 팔렸으니.......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조차없다.
한손에 장갑을 끼고
얼마를 더 올랐을까?
키작은 나무들이
얼음 이슬을 머금고 반짝이며 손 짓
아침에는 새하얀 모습이었으리라!
한낮의 따스함에 녹아
일부는 떨어지고
남은 물기는 다시 얼음으로 얼어
바람에 흔들리며 반짝이는 자태
아름답다 못해 거의 환상적이다.
정상에 다다르니
건너편 산 흰눈을 뚫고 군데군데 파란색 주목들이 도열
수채화를 그려놓음에 다시한번 넋을 잃고..........
백련사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과
스키장에서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사람이 뒤섞여
정상 표지판을 모델로 사진 찍느라 정신없다.
우리도 뒤질세라 간단히 기념사진 두어장 남기고
세찬바람 견디다 못해 정신없이 산장으로 내려와
컵라면 하나 시켜놓고 그 국물과 함께
집에서 가져온 만두 맛있게 먹는다.
꿀맛이다!
흰눈쌓인 벌판 손을 호호불며
정신없이 오찬을 즐기는데
이웃에 계신분 막걸리 한잔 건넨다.
산인심 아닌가?
이맛을 글로서 알리기에는
너무 벅차 표현 못하고
하여튼 기막히게 맛있는 막걸리
고마움의 안주와 함께 단숨에 들이키고
서둘러 하산........
백년사에 내려오니
아침에 보던 고즈녁함
모두 사라져 좀 아쉽다.
안개와 함께 아침햇살 비단처럼 펼쳐지고
기와위에 듬성듬성 잔설 남아있어 좋았는데
봄볕에 못이겨 다 달아나 버렸네
다시 긴 계곡길 더듬어 내려오며
정말 아름다운 우리산천
자랑스럽고 보배롭다는 감명과 함께
이웃에 살면서도 그간 너무 소원했음에
송구스러운 마음 !
늘 정겨운 우리네 산하
자주 찾아 뵙고 마음 나누고
세월의 무상함 전해들으며 즐김 좋지 않겠는가?
= 나머지 사진은 내일 일괄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