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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가든라이프
2006. 3. 21. 22:26
나른한 봄날
점심 맛있게 들고
철학을 좀 연구해야 할 듯 싶다.
채 5분이 안되어 상념에 젖고
나름대로 조용한 장막을 치고는
사색공간 만들어
느긋하게 즐기는 그 기쁨
작고 짧은 공간 마음껏 즐기면 좋으련만
현실이 그렇게 녹녹치 않은터라
정신을 차리자며 졸음에 맞서 데모도 하고
벌떡 일어나 정말 이럴거냐며 화도 내보지만
도무지 백약이 무효다.
컴퓨터 화면이 조상님 제삿상이라도 되는양
모니터에다 연신 절을 해대고
컴퓨터를 무사하게 해달라고 비는겐지
그속에 있는 보물을 꺼내달라며 비는겐지
도무지 내 의지와는 동떨어진 행동
계속해서 정성어린 기도로 이어지고
그것을 참느라 벼라별 방법을 다 동원해도
잠시 한눈을 파는사이
이내 명상에 젖어드니
초점흐린 눈
무엇을 간절히 바라는듯한 눈
그 눈속에 가득
만상의 모든것을 다 잊고자함이 들어있다.
아니 그것을 거부하고자
전쟁을 벌이는 내자신이 한심하다.
봄날은 추억이 많아서인가?
추억 되살리려 애쓰는 우리 졸음님
야속하고 두번다시 만나지 않겠다라는
다짐 연신 해보지만
이내 마음과 몸이 스르르
공자님과 대화를 갖다가는
화들짝 놀라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손등 발등 꼬집어보지만
생리적인 현상앞에는 정말 속절없이 무너지고
졸음이라는 친구를 멀리하는 방법
그친구좀 안 만날순 없을까?
정말이지 밉상이다.
점심을 먹고나면 어김없이 찾아와서는
언제그리 다정했는지 어깨동무하자며 붙들고 늘어지고
마음약한 나이기에
차마 그님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하고
이리 흔들리고 저리흔들리며
옳은지 그른지 판단도 못하면서
고개는 연신 끄덕 끄덕
내자신이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