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주말
모처럼 한가한 주말
오전에 비가내려 계획했던 일정은 자동취소
오늘 하루 정말 편히 쉬리라................
아침먹고 뒹굴뒹굴
까닭모를 피로가 몰려옴에
안방에 누워 비몽사몽 잠님을 모시는데
오실듯 안오실듯 망설이시기에
한시바삐 자리를 잡으시도록 분위기 잡는데
이일이 좀체 쉽지않다.
다시 일어나 컴퓨터 앞에서 이리저리 뒤적뒤적
밖의 날씨는 그사이 화창함을 되찾고
이제부터가 문제다.
모든 일정 다 백지가 되었는데
비가 그치니 낭패일수밖에 ㅎ
오늘만큼은 그냥 푹 쉬리라
계속해서 잠을 청하고
한참을 꿈나라에서 헤메다 돌아오니
풀리라는 피로는 풀리지 않고
아예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조차 없다.
점심시간 되어 입맛도 되찾을겸
금강상류 어죽집으로 향하는데
차창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와
숨이 다 막힐지경
흐르는 물에 비춰진
연녹색의 푸르름
여리디 여린 모습으로 분장한 산하
차를 세우고
행여 훌쩍 변하실세라
연신 디카 들이대며 조바심을 낸다.
어죽 맛있게 들고 길 나설제
철쭉과 조팝싸리 꽃
군락을 이룬 모습에
차라리 그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
정말 아름다운 봄이구나!
집에 누워 잠만 잤더라면
정말이지 후회막급일뻔 했네?
아니 아예 보지를 않았으니
후회랄것도 없겠지만
계절의 흐름 붙들어 매었음 좋겠네
진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맑은 날씨에 홀가분한 주말
그간 못찾아 뵈었던 아버님 산소에 들러야겠다.
죄스러운 마음 안고 다다르니
걱정했던 마음과는 달리 반가이 맞아 주시고
산소 주변도 틈틈이 나오셔서 청소를 하셨음인지
정돈되고 깨끗하여 마음이 넉넉하고 평화롭다.
늘상 마음만 있지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불효자식
한번도 탓하지 않으시고
못난 자식 행여 마음 아플새라
늘 변함없이
평화로이 집을 지키고 계시는 아버님............
죄스러움을 안고 부지런히
눈에 뜨이는 잡초를 제거하며
이것저것 주변정리를 하다보니
이내 시간이 훌쩍 넘어서고
이제는 아버님과 헤어져야 할 시간
가져온 소주 안주와 함께 인사드리며
글이야 그리 적었지만
자식이 온들 오는줄 아실거며
술을 드린들
그 술 드실거며
산소주변 돌아다니는 자식
마음또한 아실거며
살아생전 편히 모시지 못하고
구천에 누워계신 산소앞에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오만
못난 이자식 그래도 아버님께 다녀가면
제 마음이 넉넉해짐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그것도 일이라고 호미로 풀을 캔 자욱
물집이 자그마케 자리잡고
그 물집 보며 정말 좋은건
아버님께 자그마한 정성드린
표시를 해주신것 같아 자랑스럽고 뿌듯해짐이어
모처럼 여유부린 휴일
여유가 보람으로 더하니
마음과 몸이 상쾌하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