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라이프 2006. 9. 9. 23:10

매년 이맘때 치르는 행사

한여름 보내고 추석 준비하는 첫 단계

벌초를 나섰다.

 

오늘은 아버님 산소

다음주는 그이상 조상님 산소

순서를 정해 깨끗하게 이발을 해드리는 작업

오늘 마무리 해야 순조롭게 마무리 할수 있기에

정신없이 아침에 출발

 

현장에 도착하니

아마추어 태를 낸다.

 

예초기 날을 갈아 끼워야 하는데

연장하나 없이 그냥 왔으니 이런 낭패가!

 

하는수 없이 면소재지에 내려가

가까스로 연장을 빌려 새날 갈아 끼우고

어쩐지 불안 시운전 해보고 가는게 순서인것 같아

열심히 시동을 걸어보는데

 

아무리 잡아당겨도 묵묵부답

귀청을 때리는 소리가 나야 정상인데

도무지 일할 생각 안는다.

 

서툰 지식 다 동원해서

이곳저곳 살펴보는데

엔진으로 기름이 안들어가는 현상 발견

최선을 다해 들어가도록 정비하고

다시 힘주는 시동줄에는 희망이 돈다.

 

하지만

한번 일안하기로 작정한 우리 예초기

아무리 달래고 얼러도 소용이 없네

 

연신 당기다 안되어

강제로 먹이(휘발유)를 입에 넣어주기까지 했는데도

도무지 묵묵부답

 

이쯤되면 포기하는게 최선책

버티는 기계와 싸워 보았자 나만 손해다.

 

일 잘한다는 친구네 기계 빌려

부리나케 산소로 향하고

역시 이눔은 군말않고 열심히 잘도 돌아간다.

 

진즉 이방식을 택할껄..................

족히 두어시간은 까먹은 듯

 

여름내내 자란 풀 깎여짐에 저항 하느라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그래도 안되니 숫제 예초기에 엉겨붙어

함께 살자며 매달리며 처절하게 매달린다.

 

나와 예초기가 합세

엉킨 풀들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며 뒤돌아보니

앞면과 뒷면의 차이가 정말 하늘과 땅

가지런히 잘려져 반반한 모습

이내 힘든것을 잊게 한다.

 

저항하는 풀들

튀어 오르는 돌 흙들을 모두 물리치고

의기 양양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의 아버님 산소

 

술한잔 부어드리며

불효자식 용서 빌제

가슴이 콱 막혀온다.

 

아무리 더웠어도

아무리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어도

여름철 한번정도 더 찾아뵙고 

풀들을 정리했음 얼마나 좋았을까?

 

송구스런 마음

늘 자식걱정 어려운 살림걱정에

힘들어 하시던 모습 떠올리며

떨군 고개 일으켜 세움 힘에 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