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라이프 2006. 10. 2. 23:53

 

금요일 퇴근과 동시

진주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지리산 종주

그토록 그리던 코스를

 

가을이 익어가는 초입에

맛보게 된 것

 

구례에서 성삼재로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노고단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모습

 

샅샅이 다 들여다 보며

눌러앉아 나눔의 기회는 갖지 못했어도

 

그품에 안겨 아름다움과 대자연이 만들어낸

무한의 장관에 빠졌다 왔다.

 

세석산장에서 하루 머물며

넓디 넓은 평원에 푹 담겨진 나의 몸과 마음은

속세에서 절어있던 모든것을

다 덜어내고 비워내며

가을을 가슴으로 맞이하는

영광을 누리고 왔으며

 

천왕봉까지 장장 33킬로의 장도를 마치니

묽은색 물감에 흠씬 젖어

틀어짜면 붉은물이 뚝뚝 떨어질듯한

감흥을 가슴 가득 안기며

 

늘 어머니같은 지리산의 품

 

유난히도 포근하며 정다웠고

곳곳이 흐르는 샘물

가슴을 적셔주며 새물의 아름다움으로 가득채우는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