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마음/마라톤

2005송년 달림

가든라이프 2006. 1. 1. 10:48

 

 

2005 송년 마라톤

 

한해 마지막 남은 하루

오늘 안달림 정말 후회할것 같다.

 

아니 일년내내 제대로 못달린것

오늘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것이다.

 

회원 한사람과 함께

하프코스를 택해

송년 마라톤을 하기로.......

 

오늘따라 날씨도 매우 포근하고

정말 달리기에는 그만이네!

 

마라톤복으로 갈아입고 출발~~~~

 

약간 춥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잠시

이내 거친숨과 함께 땀이 흐른다.

 

한해의 묵은때, 묵은마음, 묵은생각, 모두 토해내며

납작하게 엎드린 마을들을 뒤로 뒤로 제치며

한걸음 한걸음 대딛는 기분

정말이지 안달려본 사람은 모르리라

 

목적지에 거의 다다를 즈음

지나던 차량 한대 멈춰서며

빵빵댄다.

 

회원 한사람이 차를타고 가다 알아보고는 

새해 복많이 받으라는 인사와

즐런하시라는 덕담을 뒤로하고

이내 달려

 

콧물과 땀이 뒤범벅 된채

드디어 목표지점에 도달했고

지금부터는 오던길 되돌아갈 차례다.

 

올때와는 달리

바람도 맞바람

날씨는 어둑어둑 해지고

녹았던 길도 이내 빙판으로 바뀌어

상태가 안좋은것이 더해지고

 

몸은 점점 힘들어하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다리도 뻐근해오고

숨은 턱에 차오고

 

지금부터는

별눔의 생각이 다들기 시작~~~~~~

 

으이그

나는 왜 하필이면 이 힘든 운동을택해서

사서 고생을 하누?

 

남들은 수영이다 골프다 테니스다 쉬엄쉬엄 하면서

운동을 즐기는데

 

이건 즐긴다기보다

자신과의 피나는 싸움을 계속해야 하니

 

누가 시켜서 이짓을 해야 한다면

도망갈 일이다.

 

아니

만날까 두렵다.

 

온갖 생각 다하며

한발 한발 내딛다보니

종점이 거의 멀지않았다고 느낄즈음

 

옆 달림이에게

오줌 마렵다는 핑계를 대고는

먼저가라 신호하며

달림을 멈추니

 

그친구도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걸음으로 바뀌고

 

적당히 후미진곳 택해서는

쉬이이~~~~~~~~

좀 더니 살것 같다.

 

기어를 주행에서

저속으로 변속하니

마음으로는 찜찜

몸으로는 즐거움

갈등속에 목표지점을 향한다.

 

으이그

하프도 제대로 달리지 못하면서

2주후에 고성 풀코스를 무슨 재주로 달린담?

 

연말 행동 지침 

술은 많이

운동은 적게

라는 목표?를 착실히 이행했으니

오늘의 결과는 자명한것 아닌감?

 

자책을 곁들이며

걷다 뛰다를 반복

어느새 종점이자 출발점에 당도하였고

세모불빛 유난히도 아름답다.

 

터벅터벅 천근만근되는 몸 이끌고

일년동안 달려온 먼길 되돌아보고

몸은 천근이지만

넉넉한 마음되어

집으로 향한다.

 

= 2005년 송년기념 마라톤을 마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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