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생각의걸음마

[스크랩] 감기친구

가든라이프 2007. 12. 10. 00:00



감기 친구

살며시 들어와서는

별 괴롭힘 없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앉기에

무관심으로 일관 했더니

시도때도 없이 함께 놀자며 보챈다

 

처음엔 목만 간질간질

대수롭잖게 서로 평화선 그어놓고 지냈는데

연말 술자리 과음에다

이리저리 흐트러진 모습 보이니

점점 기세가 올라

 

잠시 놀러온 주제에

아예 주인 행세 해가며 눌러앉을 태세다

 

목을 쉬임없이 간지럽히니

기침이 따라나오고

기침을 세게하니 열이 오른다

 

아니 숨도 차다

 

당초 기웃기웃 할제

약이라도 아님 병원이라도 좀 들러

응원군 요청했음 벌써 물러났을 터인데

알량한 자존심에 혼자서 대적하려 했으니

이제는 위세가 보통 아니네?

 

시시콜콜

누구와 이야기 하는것

죄다 간섭하며 튀어나오고

사정없이 몸을 괴롭히니

 

참 고약한 친구

어찌어찌 떨궈 내기는 해야겠는데

찜질방도 가보고

쌍화탕도 달여서 먹어보고

자존심에 아직 병원에가서 주사는 안맞고

마지막 보루인 방어선을 치는데

 

내일은 여차하면

모든것 팽개치고

그 신세까지 져야만 할 듯

 

사람이 사는 길

사람이 살아가는 길

사람이 살며 지나는 길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 모두 멀지만

그냥 건너뜀은 없는 듯

 

즐거운 친구도 만나고

괴로운 친구도 만나고

구비구비 열두구비 돌아돌아 가는게

인생 아닌가 싶으이

 

감기친구

이제그만 우리 이별하면 안될까?

가까이 하기엔 너무 괴로운 당신 ㅎㅎㅎ

  

출처 : 산구름님의 플래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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