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한시가 훨씬 넘었네?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럽다.
언제인지 몰라도
정말 괴로운 버릇이 하나
생겼네?
초저녁에 살포시 한숨 자고나면
영락없이 깨서는
이리저리 기와집 초가집 아니 빌딩을 짖는다.
짖고
허물고 또다시 짖고는.........
나이가 쉰세대라 그런가?
밤이 이슥하니 친구들이 생각난다.
어릴적 빨가벗고
다닐때가 그리도 그립네!!!
추운 겨울에 코는 한자씩 나와서 훌쩍거리고
손은 안씻어서 덕쟁이가 껴 이리저리
터지고
주린배는 고구마던 보리밥이던 왜그리 맛있던지.......
쇠죽 끓이고 불밑에 묻어둔 고구마를 꺼내서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동치미를 함께 싸서 먹는 맛은.........
지금 다시 먹어보면 그맛을 알까?
뚫어진
창호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는다며
양말이랑 헌 헝겁이랑 다 동원해서~~~~~
총천연색에다가 구멍이 점점 커져
이내
막지도 못할만큼되고
하는수없이 다쓴 공책 오려 바르니
색깔이 뉘리퉁퉁해져 가뜩이나 어두운 방은 더 침침해지고
문종이 같이
질기지 못한탓에 이내 구멍이 또난다.
차디찬 골짝을 타고 온 바람은
그 구멍을 길삼아 사정없이 들어오고
이불을
뒤집어써도 오들 오들 떨리곤 했지
하지만 인정어린 이웃사람들이 모여 밤새 나누는 담소는
어려운 가운데도 사람살이에 따스함을
더했는데............
단열 잘되고 보일러 성능좋아 따스하기가 그때만 못하랴만
얼음장 같이 차가운 이내
마음은
밤새 잠못이루며 시리고 시린 가슴으로 날을 새운다.
200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