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긴 추석연휴 마지막 날
딱히 별로 할일없이 한가하기에
아들눔과 함께 서대산으로 향했네
맑고 화창한 날씨와 쪽빛
하늘!
정말 놓치기 싫은
아니 꼭 붙잡아 두고픈 가을 날씨와
차창으로 지나는 풍광에 넋이 나갈정도
정말
아름다운 가을이구나
이도저도 생각없이
발길 닿는대로 한없이 달렸음 싶네............
서대산에 당도하니
너무일찍 왔나?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산을 접하며 신선한 감각을 느끼면서
평소에 운동을 한다라고 나름대로 자만심에 젖어
나름대로의 쾌재를 부르며
아들에 대한 등산 시범을 보여주기로 마음먹고는
산을 오르는데
에게게?
시범을
보여주기는 커녕 뒤따라가기 바쁘네?
한참을 기다리다 다시 아빠와 보조를 맞추며
제법 의젓한 말까지 곁들이는
아들에게
정말 KO 당하고 말았네
아들이 많이 컷구나!
어찌보면 늘 게임만하고 공부는 안하는
속썩이는 아들이라 생각했는데
같이 산에 올라보니 그게 아니네?
그래 공부 좀 안하면 어떠냐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그게 더 좋을터
뒤따라오며 이런 저런 상념에 잠기는 내자신이
한편으로는 풍성한 가을날처럼 마음에 가득 와닿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쉰 고개를 넘는
초로?의 모습을 보이는 듯하여 조금은 싫다.
2004. 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