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일상의 마음

이때쯤이면............

가든라이프 2006. 4. 22. 18:02

 

 

이때쯤이면..............

길고긴 백사장 아지랑이

가까운 시냇개울

솥단지와 양념 가득 준비하고

봄나들이 나온 물고기 이리저리 몰아 넣고 끓여

동동주 마시며 노니는 천렵 행사를 가지곤 했지

 

파란 보리 청년되어 자랄제

친구들 함께 모여하는 연례행사 

이놀이 안주삼아 일년내내 추억담으로 나누고

 

이때쯤이면...............

소풀 뜯기기 시작하고

입맛없던 누렁이 작고 여린풀 정신없이 입으로

달콤한 그맛 향에 취해

일단 풀맛을 알게된 소는

더이상 뻣뻣한 짚이나 건초를 먹으려 들지 않아

조심스레 풀이 크는것을 보아가며

풀을 잡힌다 했지

이풀을 빨리 잡히면 잡힐수록

겨우내 부석부석했던 털 일찌기 벗어던지고

번들번들한 새옷을 갈아입어

아름다운 소로 다시태어 나지만

섯불리 풀도 크지 않은데 입맛 들여놨다가는

풀없이는 입맛없어 못먹겠다며 단식투쟁하기 일쑤여서

겨우내 간신히 붙어있던 살조차 빠져버리기 일쑤

보리싹이 제법 키를 더하고

산야의 파릇한 기운이 실한것을 보니

지금쯤 풀 잡히기 시작했던것 같다.

 

이때쯤이면.............

학교 다녀와서 부지런히 풀있는 곳으로 소를 몰고가야했고

하루라도 게으름 피고 제대로 뜯기지 않으면

소도굶고 덩달아 벌로 사람도 굶어야 했던 기억

 

이때쯤이면.............

겨우내 있던양식 바닥을 보이고

고구마도 싹이나고 썩어없어지는 통에

정말이지 어려워

보리가 고개를 내미나 안내미나

걱정스레 바라보던 부모님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알것 같기도 하던 때 이기도 했지

 

이때쯤이면................

노고지리 뻐국새 아침부터 제짝 찾느라

하늘높이 부지런히 오르고

지저귀며 이리저리 노니는 모습 아련하고

 

이때쯤이면.................

도랑의 가재

꼬리에 알 그득히 달고

새로 태어날 식구들 위해

모래를 열심히 밀어내며

큰집 장만하느라 바빴으며

 

이때쯤이면................

가득히 핀 진달래 한아름꺾어

입에넣고 즐기며

뒷동산에서 숨박꼭질하던

친구들 모습 아련하고

 

이때쯤이면..............

그때피던

진달래 어김없이 피고 지건만

강가에도 뒷동산에도

노니는 사람

풀뜯는 소

구경하기 어렵네

 

다들 어디로 갔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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