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산사
세상 만물이 다 내게로 향함이요
육신마져
자연에 내 맡겨진 그 곳
온산의 정기가 텅빈 가슴을 채운다
세상의 혼탁함
적어도 이곳까지 미치진 않은것 같아 좋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한줄기
지리산의 향내음 열심히도 실어 나른다
구비구비 저능선
세상살이 저리도 길고 험함을
골골이 쌓인 눈
봄바람에 사르르 녹아 흐르 듯
얼어붙은 내마음 봄되어 저리 녹음 좋으리
큰산 짊어지고
홀로 서있는 산사
그곳에
무슨 사연 있는지 모르지만
젊은 행락객 한사람 홀로앉아
따스한 봄볕에 몸을 녹인다.
저 밑 세파에 시달리다 못해
높디높은 이곳으로 피신 오셨나부다
모진세파 잔재물
밤새 스르르 녹아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