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은 경상남도 최서북단 전북,경북과 접경하는 서부 내륙지대에 위치하여 표고 200m 지역으로 3대 국립공원의 중심지(지리, 덕유, 가야산)에 위치하여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전국 최고의 사과 주산지로 당도가 높고 향기가 좋은 사과가 많이 생산되는 고장이기도 합니다.
봄철을 맞아 산수유, 목련화도 구경할 겸 거창의 아름다운 인심을 접하려 출발, 무주구천동을 지나 굽이굽이 고개를 두 개나 넘어서 거창읍 장터에 도착하고 보니 섬진강의 지류인 거창천 옆으로 시내가 형성되어 있고 이곳에 자리잡은 장터는 세월이 멈춰진 듯 골목길은 제법 옛날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며 간판과 좁은 골목길 사이로 서있는 이륜차와 우리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옛 간판을 잘 간직하고 있는 장터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게하네요.
철공소 건물에 떡 하니 버티고 서있는 포니 픽업은 뭇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고 차 주인이 자리에 없어 양해를 구하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옆에서 손님을 받던 장터 상인이 저 차는 초상권이 있다며 함부로 담아서는 안 된다며 너스레를 떤다.
이 포니로 말할 것 같으면 상당히 귀하신 몸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최신승용차로 바꿔주겠다는 제의가 여러번 들어왔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귀띔, 아직도 팔팔한 청년이어서 고속도로던 시골길이던 거침없이 잘 달린다는 묻지도 않는 설명과 자랑이 이어지는데 보아하니 장단을 맞춰주면 하루종일 이야기를 만들어 낼 태세이다. 모르는 척 옆으로 눈길을 돌리는데, 바로 그 옆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대장간 또한 주인은 간곳 없이 비워져있는데 허리 굽어 호미를 사러오신 할머니 한분이 주인을 연신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어 난감해 하시는 모습 채소 팔던 아주머니가 호미 한자루에 삼천원 하더라며 대신 챙겨주는 순박한 장터 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참 정겹습니다.
장에는 봄철을 맞아 달래, 냉이, 쑥, 머위등이 자리잡고 있었고 물밀 듯 몰려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모두 밝은 모습에 한눈에 봐도 이곳이 참 인심좋고 풍요로운 고장임을 직감할 수 있었답니다.
전국 어느곳이나 마찬가지 이지만 선거철을 앞두고 있어 이곳 시장에도 곳곳에 현수막이 나붙고 후보자들이 상인들에게 일일이 명함을 내밀며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 한구석이 또 멍해져옵니다. 저 사람들이 과연 서민들의 애환과 심정을 얼마나 알까? 이내 한달 정도만 지나면 금배지 달고 서민 애환은 나몰라라 오직 당리당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아닐까? 숱한 발목잡기와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던 19대 국회의 구태를 벗어나 이제는 정말 묵은 때 다 씻어내고 깨끗하고 신선한 사람들이 입성하여 생산적인 국회, 서민의 경제와 애환을 추스리는 국회, 시장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국회가 되어주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원해보네요.
거창은 화강석이 많이 나는 곳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산수와 지리산을 품고 있어 맑은 물이 자랑이며 특히 산자수명한 이 고장에서 키워낸 인재들은 전국 어느 고등학교보다 우수한 성적과 높은 인성을 가져 우리나라 최고의 서울 명문대를 가장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 거창고의 자부심과 이곳의 오랜 숙원이었던 광주-대구간 4차선 고속도로 개통(종전에는 88고속도로라 하여 우리나라 유일의 2차선 고속도로로 남아 있었음)으로 그간 악명 높은 사고의 위험성에서 벗어남은 물론 질 좋은 농·특산물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대구와 광주의 큰 도시를 동시에 품을 수 있어 지역 발전에 거는 주민들의 기대 또한 대단함을 느꼈어요.
점심때가 되어 단골메뉴인 순댓국밥을 한그릇 하고 귀가 길에 거창의 대표적 관광지 이곳 수승대를 들렀습니다.
“ 수승대의 원래 이름은 ‘수송대’로 백제의 사신이 신라로 갈 때 마지막 배웅지였던 곳으로 지금의 이름은 퇴계 이황이 옆 동네인 안의현에 왔다가 이곳의 전하는 이름 이야기를 듣고 이름에 담긴 ‘근심 어린 송별’이란 뜻이 좋지 않다 하여 ‘수승대’라 바꿔 부르고자함에 이곳에 낙향하여 구연서원을 세우고 제자들을 가르치던 요수 신권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더니 편지를 받은 신권이 커다란 바위에다 수승대라 새겨 그때부터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하며
구연서원과 여러 문인들이 바위에 글을 새겨 놓은 거북모양의 바위인 암구대, 신권의 호인 요수를 따서 지은 풍경 좋은 요수정 등은 옛 흔적이며 여름철이면 수영장으로, 봄, 가을이면 오리배와 보트를 탈 수 있는 유선장으로 운영하는 넓은 계곡이 있으며, 사계절 썰매장이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신나게 썰매를 탈 수 있는 곳으로 깨끗한 바위와 함께 사계절 휴식처로 각광받는 관광지이다[네이버 지식백과]수승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2010. 1. 15., 마로니에북스)”
수승대를 뒤로하고 인근에 있는 한옥 체험마을에 들러 개나리와 목련 그리고 홍매화가 흐트러지게 핀 집집마다 기웃기웃 담장이랑 황토포장이랑 깔끔하고 단정하게 가꾸어 놓은 정겨운 한옥을 담으며 언젠가 이곳에서 와서 하루 머무르며 아침·저녁 풍경을 담아보리라 다짐해 보는데, 옥의 티 예산 부족 탓이었을까? 헌 기와집 지붕을 벗겨내고는 값싼 플라스틱 지붕으로 변신한 경박한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띄어 영 마땅치가 않다.
예산이 부족했으면 차라리 그 공사를 미루고 잘 할수있는 것 만큼만 사업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는 무엇이던지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치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풍토에 영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기며 거창시장 이야기를 여기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