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공간/5일장기행

통영5일장

가든라이프 2017. 1. 22. 21:47







































경상남도 통영시장

이순신 장군의 얼이 서려있는 곳, 남해안의 청정지역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과 바닷바람을 벗삼아 자란 신선한 야채들, 여기에 불원천리 찾아온 관광객들로 어우러진 통영장은 2일과 7일에 열린다.

통영의 항구를 끼고 위치한 이곳 시장은 전국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명소 재래시장이 아닌가 싶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에 인심 좋은 사람들이 펼쳐놓은 한마당은 세상의 어느 화가나 조각가가 저리도 아름다운 색의 공간을 맞출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 갖가지 과일과 야채들의 고유한 색들은 더도 덜도 덧칠하지 않은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하고 멸치와 굴이 유명한 이곳은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기자가 다녀본 시장중에 가장 싸고 질 좋은 곳이라고 감히 추천하고 싶다.

또한 바닷가 골목에는 2열종대로 길게 널찍한 고무통에 싱싱한 해산물을 담아 놓고는 관광객들이 지나며 마음에 드는 생선을 고르면 즉석에서 손질해 준다.

한겨울의 생선은 살결이 고르고 단단해서 횟감으로 최고의 성가를 구가하고 있었으며 넉넉한 인심은 저울눈이 깊숙이 박힐 정도로 많이 올려놓고 손질해서 관광객의 입맛에 맛도록 듬뿍 한접시를 만들어 주신다.

풍성한 인심에 부른 배를 소화도 시킬 겸해서 통영시장 바로 뒤에 위치한 동피랑 마을을 찾기로 했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따스한 남쪽을 향한 야트막한 언덕에 기댈곳 없는 사람들은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었고 괭이와 삽으로 길을 내었으며 물과 불 모두 귀하지만 빈자리 없이 빼곡이 들어찬 삶, 이웃에 쌀이 떨어지면 먼저 알아차리고 건네주고 물 한바가지 땔나무 한 가지도 서로 나누며 살아온 공간, 사람들은 대를 이어오며 정을 쌓았고 더러는 여기를 버리고 번듯한 항구쪽으로 이사를 나간 사람도 있고 더러는 멀리 서울로 올라간 사람들도 있지만, 쌓인 정 때문에 보금자리를 버리지 못하고 오늘도 이웃의 안부를 물어가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정겹다.

세월이 변하여 지금은 관광명소가 되어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었고 곳곳이 카페와 함께 커피향을 풍기는 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인심은 그대로 지켜져 내려오고 있어 찾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오색 창연한 가을을 뒤로하고 이제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 시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도 담고 싱싱하고 맛난 통영의 굴도 한 접시 나누며 탁 트인 남해 바다의 경관을 함께하며 힐링하는 곳, 통영여행을 여러분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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