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마음/마라톤

달리며 생각하며

가든라이프 2006. 3. 4. 18:26

 

 

 

 

 

 

 

= 달리며 생각하며 =

 

 

화창한 봄

열차파업 덕분에 서울행이 아닌

마라톤 연습행~~~~~~

 

동호인들과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시골로 향했다.

 

아침까지만도 쌀쌀하더니

오후가 되어서는

봄 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포근하고도 쾌청한 날씨!

 

주섬주섬 마라톤복을 걸치고

정신없이 나가니 10여명정도 참석

마을 어귀에 모여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는 출발~~~~

 

초반부터 나타난 언덕이 

우리들을 괴롭힌다.

 

점심후 바로 달린 탓일까?

횡경막이 당겨오고 배는 출렁출렁

오늘 마라톤 여건 좀 안좋네?

 

총무가 앞장서 가급적 천천히 달리자며

계속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덕분에

그래도 오와 열을 맞춰 달릴 수 있었고

 

나는 종종 그 대오를 이탈

달리는 모습 잡아볼 요량으로

이리뛰고 저리뛰고 정신없이 내닫는다.

 

몸 컨디션 가뜩이나 별론데

리듬을 잃고 숨소리가 거칠어지네?

 

이거 사진 찍는다며 객기부리다

잘못하면 짧은 거리에서

망신당하기 딱 알맞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다행히

몸은 풀리고 마음은 다잡아 매어져

그런대로 일행을 따라잡는데 무리가 없네!

 

달리는 곁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복숭아 전지하는 농부님네며

경운기로 거름내는 촌로

달림에 지루하지 말라고(실은 농사짓는데 지루함을 덜려고)

라디오 확성기까지 틀어주어 한결 사기가 오르고

먼산 리기다 소나무 꼿꼿한 자세로 열심히 응원

오늘따라 푸른 갑옷이 참 잘도 어울린다.

 

어느덧  한바퀴 다돌아 원점에 도착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이제부터는 본격 레이스다.

 

메었던 카메라도 아예 차에다 보관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사력을 다해 달리는데

앞서가는 30대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으려

거품을 물다시피 부지런히 내닫는 내가 우습다.

 

고개마다 토해내는 가뿐 숨소리

땀과 콧물이 범벅되어 끊임없이 흐르고

내몸의 찌꺼기란 찌꺼기는 다 나오는것 같다.

 

입은 옷이 흠씬 젖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날아갈 듯

온갖시름 다 잊고 오로지 종점하나만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정신없이 내닫는다.

 

고개 오를제면 고개 숙이고

고개 넘으면 고개 뒤로 젖히는 모습

정치인들 모습과 어찌그리 닮았는지

 

인생의 길

오르막 있음

반드시 내리막도 있는법

 

오름의 길 있는 힘껏 내닫고

내리막 길 천천히 가려 한껏 버틴다.

 

이는 물론

마음의 이야기이고

몸이야 내리막이 훨씬 더좋겠지?ㅎㅎ

 

인생의 길

마라톤의 길

어찌그리 닮았는지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보면 종점이 보이고

 

그점은 끝점이 아니며

또 하나의 출발점이기도

 

그 평범한 사실

잘 헤아려야 함에도

우리는 종종 그를 잊고

마치 모든것을 다 이룬양

자만 하지는 않았는지........

 

출발점과 종점은 같은점이라는

평범하고도 당연한 진리

그점을 늘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몸과마음 > 마라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합대회  (0) 2006.04.28
서울국제마라톤  (0) 2006.03.15
마음의 봄  (0) 2006.03.02
포도마라톤  (0) 2006.02.27
용담댐 대회  (0) 200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