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벼르던 계룡산
오늘 드디어 만나 뵐 기회를 가졌다.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을 안고
대전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올라
부지런히 달리는데
날씨가 흐렸다 개였다 하는폼이
한줄기 비를 내려줄 심산인것 같아 불안
모처럼 계룡산을 오르는데
비를 만나 되돌아옴 어쩌나 하는
마음속의 걱정을 함께 담다보니 어느새 유성 톨게이트
이어 계룡대를 지나 언덕고개 정상을 오르니
계룡산의 웅장한 모습 한눈에 들어온다.
웅장한 산세
깎아지른듯한 바위
처음 이 산을 대하는이도
한눈에 예사롭지않은 명산임을 알 수 있고
정상을 오른다는 마음에 벌써부터 설레는데
입구에 도열해 선 토속음식점 아주머니 잘다녀오라는 인사가 정겹네
(인사를 잘해야 내려올때 파전과 동동주를 마시고 가니까)
꽃눈으로 가득한 벚나무길에 이어진 매표소를 통과, 얼마쯤 올랐을까?
천년고찰 동학사의 웅장함에 연신 감탄사가 나오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제일 가파른 코스를 정해 한참 오르다보니
암벽등반대원들인가 보다
깎아지른듯한 절벽밑에서
자일을 들고는 이리저리
오를 궁리를 하는 모습
그들을 뒤로하고 얼마쯤 올랐을까?
천길 낭떠러지에다 계곡은 폭포
자연의 웅장함에 다시한번 감탄사가 나오는데
갈수기라서 물이 많지않아 졸졸졸 흐르는 모습
폭포라기보다 긴 물띠로 이어져
밑으로 내닫는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지금부터는 정상을 오르기 위한 본격 등정코스
돌길에다 경사가 매우 가파라서
여태까지 잘 오르던 등산객들
하나둘 군데군데 쉬어가는 모습 눈에 띄고
좁은길 이리저리 피해가며 오르기를 계속한지 얼마
드디어 정상 바로밑 골짜기 능선
계곡에서 불어올라오는 바람이 대단하네?
그 시원한 바람 온몸으로 맞기위해
거풍자세를 한참동안 취하고.......
마지막 200여미터의 코스를 힘차게 밟으니
팔각정자와 함께 드디어 정상!
흐린날씨탓에 운무가 자욱
한치앞 분간하기 어렵고
바람까지 세게 불어 내닫는통에
가파른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서의 버티기가 좀체 쉽지않다.
정상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하산코스를 주저주저하는 나를 보며
등산객 한분이 친절히 알려 주신다.
올라온 길보다 능선을 따라
남매탑을 거쳐 내려가는 코스가 정말 아름다운 코스라며
같이 가기를 권유하시기에 무작정 따라나서고
이어진 길은 낭떠러지를 끼고도는 길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철계단을 마련해둔 분들의 배려가 그리 고마울수 없다.
이 험한 암벽을 딛고 작업 하시느라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셨을까?
사람힘의 위대함을 감탄하며 걷는데
흐린모습으로 심술을 부리던 날씨가 점차 개여오면서
계룡산의 아름다운 장관을 하나하나 눈앞에 펼쳐보이신다.
정말 영험하고 우람하며 아름다운 산 !
말굽모양으로 우리 민족의 정기를 한껏 품은 모습에
탄성을 지으며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그러기를 한참 교수님 일행의 변호사님, 그리고 여자등산객 한분을 함께만나
구수하고도 재미있는 산 이야기 들으며 등산의 묘미를 마음껏 즐기고
우뚝솟은 삼불봉 앞에서는 기념사진도 한컷하고
교수님이 계룡산 정상을 비롯해서 삼불봉쪽 절반이 내 소유라며
여기에도 표식을 해두었으니 찾아보라는 농담에
우리는 그 표식을 찾는다며 설레벌을 떨고.........
웃음속에 하산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
빈몸으로 온 나 먼저 가겠노라며 인사 건네니
한사코 붙드시는 일행
염치불구 가져온 입으로 달려들어
갖가지 산해진미 반찬과
반주를 곁들여 맛있게 들고나니
세상 더 부러운게 없네!
내려오는 길
남매탑에 들러 숨을 고르고 하산길 재촉할제
교수님의 ㅇㅇ군 성씨 분포상황 자상히 설명하시며
그 성씨 분포를 순서대로 외우니 박장대소 ㅎㅎㅎ
= 여기에다 적음 불경죄로 걸릴것 같아 비밀로 하오며 궁금하신분들은 개별로 물어보심
제가 아는 기억대로 알려드리겠지만 몰라도 되는 일이니 그리 신경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
이런저런 사람살아가는 이야기와
변호사님의 법정에서의 에피소트를 듣다보니
어느새 계곡 입구에 다다랐고
여기서 쉬어가자며 앉으시는 교수님
영동 먼길 갈사람은 먼저 내려가라 하신다.
오랜 공직생활 몸에 배이신 탓일까?
파전에 동동주한잔 이라도 대접해드리려 머뭇거리는 나를 미리알아 채시고는
음주운전이 될것을 염려 한사코 먼저 떠나라 하신다.
점심 신세도 갚을겸
내려와 간단한 동동주 한잔 대접해드리려 했는데........
하도 완강하심에 다음 기회에 인사드림이 도리라 생각되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돌리고
오늘 계룡산 정기를 흠씬 받았음일까?
고속도로 달리는 애마는
힘 하나 안들이고 조용히 잘도 달린다.
= 사진은 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