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일상의 마음

아카시아 꽃

가든라이프 2006. 5. 16. 22:12

= 아카시아 꽃 =

 

가시가 많고

생활력이 너무 강해

미움받는 나무

 

이나무가 자라면

온산을 뒤덮어 산을 버린다라며

갖은 학대를 당하는 나무

 

하지만

이 나무만큼 사연을 담고

도움을 주는 나무 있으면

당당히 나와보라 강변하고 싶네요.

 

어릴적 이맘때

아카시아꽃 하나둘 필제

뒷동산에 올라 야트막한 가지에 핀 이 꽃

 한우쿰씩 훑어 입에넣으면

향기 가득함과 달콤한 꿀맛

그 향과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통째로 가지채 꺾어

한묶음 한묶음 따며 노래를 흥얼거리기도하고

심심하면 그 가지로 작은 오두막집을 지어

향기나는 집에서 피리불며 놀기도 했습니다.

 

꽃가득 바구니에 담아와

삶아 먹기도 하고

술을 담가

한달정도 지난다음 마시면

노오란 빛깔에 달콤하고 향긋한

아카시아 화주

 

이 술은

평상시 몸에도 좋고

특히 늑막염등 오랜병을 앓은 사람들의 원기회복에도 좋다하여

작은 단지에 술로 빚어 두고두고 조금씩 마시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천성적으로 생활력이 강한탓에

온 동리 민둥산으로 헐벗었을때도

혼자서 꿋꿋이 지킴이 노릇을 다했고

 

베어도 베어도 자꾸만 솟아나는

자식들 덕분에

인간들이 온갖 횡포를 다부리고

그리 못살게 굴어도

끝까지 종족을 보존하며 살아남았습니다.

 

가시가 있어 다루기 불편해서 그렇지

이나무는 생나무 그대로 부엌 아궁이에 넣어도

마른나무 못지않게 높은 화력을 자랑하였고

몸뚱이 다 자르고도 성이 안찬 인간들이

다시 몸통과 뿌리를 도끼로 내려쳐

뽑아와서는 아궁이에 넣기도 하였지요.

 

여느 나무 같았음

벌써 멸종이 되었을 테지만

정말 그 수많은 고난 다 참아 견디고

 

지금은 하늘높은 교목이되어

키자랑도 하고

그 높은키에 흰꽃 여지없이 피어

지나는 이의 마음을 흔들게 합니다.

 

오늘아침

이 친구 곁을 지나니

진한 향에다

흰 버선 코 같은

하얗고 아름다운 자태에 

온마음 송두리째 다 앗아 가네요.. 

'살며 사랑하며 > 일상의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꺼비  (0) 2006.05.28
우리네 산하  (0) 2006.05.20
마음의 고향  (0) 2006.05.15
오늘  (0) 2006.05.15
비움  (0) 200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