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에다 와이셔츠 하나 달랑 걸치고
떠나는 여행
목적이 주어진 여행이기에
온갖 상념은 파도되어 밀려오고
머리는 푸석푸석 솜처럼 부풀어
이내 하얀 백짓장으로 다가온다.
일찍 출발하자는 의지와는 달리
사무실일 챙기고 현장 둘러보고
예정보다 두시간이 넘도록 지체가 됨에
초조함은 마음의 등에 달라붙어 떨어질줄 모르네
뽀오얀 차창 내다보며 남으로 남으로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이리저리 둘러보며
마음에 닿는 것 찾는 작업
잔뜩 기대에 차 왔지만
바다와 같은 그곳에서
무엇부터 풀며 결정을 해야 하나
겉으론 태연한 척
마음은 초조의 강을 건너서
아득함으로 다가오고
두어곳을 더 둘러보며
이야기도 들어보고
나름대로 정리도 해보고............
아무래도 이곳에서
모든것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싶기에
차를 돌려 부랴부랴 북쪽으로 아니 북동쪽으로
서산에 해는 뉘였뉘였지는데
강원도 양양까지의 원정 떠나려니
그 막막함이 들판의 보리 춤추듯 마음이 일렁인다.
지평선 넘어로 해는 얼굴을 감춘지 오래
어둠의 공간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호남선을 지나 경부선 그리고 중부선 다시 영동선으로
목적지 향해 달리는 나그네 마음
길에 그어 놓은 흰색 표시처럼
다른 선택의 여지를 못가짐에 힘들어한다.
어둠속을 밝히는 헤트라이트
끝없이 펼쳐지는 어둠의 공간
그 사이에 선 내자신...........
늦은시간 도착
하루를 묵고
지친 나그네 술한잔에 그대로 떨어져
일어나보니 해가 중천이네
동해바다 푸른물
그곳에 풍덩 들어가 답답하고 힘든마음 시원하게 씻어내고
깨끗하고 정갈하게 출발했음 좋겠다
몸도 풍덩 마음도 풍덩.........................
쓰린속 달래고자
해장어국 시켜 억지로 밀어넣으며
제발 뱃속에 들어가 이리저리 살펴보고
허물어진 곳 있음 메꾸고
빈자리 있으면 채우고
여행길에 힘들지 않게 도와달라 기원하며
한술한술 억지로 떠넣고 마시는 내모습 정말 초라하다.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
연락을해 만나기로 한 사장님은
한시간이 넘도록 나그네를 길에다 세우며 나타나지 않아 힘들게 하네
얼마를 지났을까?
가까스로 만남의 기회를 가져
안내해주는데로 들길 산길 거쳐 지나니
힘들게 찾아온 나그네 사정 알아주는지
반가운 모습들이 눈에 띄인다.
하나하나 골라 정성스레 포장해 보내줄것을 당부하며
작은 우리나라 이지만 고장마다 특징이 있어 아름답고
모든게 풍부한 나라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하며
다소 푸근한 마음속에
산천구경도 할겸 국도로 내려오는데
봄의 향연과 왈츠
그리고 아름답고 작은 강들
그곳을 끼고 도는 논밭들을 지나며
점점히 박힌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이
그리 아름다울수가!
연두색을 지나 푸르름의 젊음으로 가는 산하는
정처없는 여행으로의 길로 빠져들고 싶은 유혹마져 느끼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