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란 콩밭골
무심히 선 감나무
줄도 반듯 아기콩
하늘하늘 귀엽고
지난해 그 지난해
내 공간 옆에는
콩이랑 고추랑 챔깨, 들깨랑
많이도 다녀갔다.
찬이슬 버거워하며
하늘하늘 자라더니
어느새 장성하여
꽃피고 열매맺고는
찬서리 내리니
여한없이 자리 털고
온다간다 인사없이
홀연히 떠났네
올해도 나는
감열매 맺을 것이다.
동그랗고도 소담한 감
정성껏 하나하나 달리라
매년 같은 열매
매년 같은 과정 되풀이
나는 결코 슬퍼하거나
다른것 맺기 원치않네
모양은 같을지 모르나
그 결실 어찌 같다 하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