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별다른 생각을 하고 산을 오른다.
밤새 하늘이 쪼개지듯 요란스런 천둥소리
그리고 이어서 몰아치는 비바람
수확을 위해 갓켠에 베어놓은 보리뭉치가
사방으로 흩어져 날리고 밟히고
오르는 등산길은 나뭇가지와 잎이
수북히 쌓여 간밤의 분위기를 대변케한다.
여름이 오는 길목
그 아픔을 깨는 소리는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고통의 서곡이리라
안개비 자욱한 고갯길을 오르니
인동초향이 코를 찌른다.
겨우내내 모진 추위에도 굴하지않고
파란색을 유지하는 야생화아니던가?
밤새 천지가 진동하였음에도 굴하지 않고
어여쁜 꽃송이 하나 다치지않고 간직하며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으며 반겨주네
나리꽃도 한입가득 꽃몽우리를 안고
수일내에 화사한 붉은꽃을 피울 채비를 하고는
오가는이의 눈치를 보는 듯하다.
마음 선한 사람들만 오를제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
행여 일년내내 준비하여 피운꽃
채 자랑도 하기전에 모질게 꺾어지는 일은
없어야겠다라는 표정이라는 생각은
속좁은 마음 내모습 아닌가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