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진 언덕길
벼랑위에 사는 당신
천성으로 태어난 가시 몸
볼품없는 작은 잎
연약하고 왜소하며
힘조차 모자란 탓에
나무라 부르기조차
민망스러운 친구
온몸에 가시가득
친구조차 없고
명색이 나무지
근처에 못가는 줄기
홀로서기 어려움에
가족단위 무리지어 자라며
평생 이웃 눈치
허리 고개 들어본 기억 없네
무심히 지나는
오월 나그네
곱고도 진한 향에
두리번 대며 찾고보니
다름아닌 당신이라
가녀린 잎새
흰 바탕 단정한 옷깃
화려하지 않지만
군더더기 하나없이 정갈코나
은은하고 아름다운 향
당신이 내는 것임 알고는
화들짝 놀라며
마음 나누어 보네
아무도 누구도
기억해 주는이 없는
당신 이었지만
자신의 육신
못났다 자학한적 없고
잘났다 고개든적 없음이며
늘 묵묵히 그자리에
가족끼리 오손도손
어우러져 살며
가시투성이 몸이지만
마음만은 숭고한 아름다움
해마다 오월
육신으로 빚은 향
고마움 만물에 전하며
작지만 아름다운 잔치 벌이네